그랬다. 오늘은 바로 지방 선거의 투표 날이었고, 잠시 후 출구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다. 이 중요한 순간 광역자치단체 후보의 선대위나 중앙당이 아니라 익주시당에 이토록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례적이었는데, 심지어 이들은 모두 경쟁적으로 윤석만을 불러댔다.

그리고,

“윤석 위원장님. 가운데로 자리해주시겠습니까?”

고려당 익주시당 위원장인 심덕기 의원과 익주시장 후보인 최일우를 찾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 윤석에게 카메라가 집중되는 상석을 권한 거다.

또한, 익주시의 기초의원 후보들도 윤석의 주위를 빼곡하게 감싸듯 포진했다. 이는 이번 지방 선거를 거치면서 고려당 익주시당 내부의 권력 기류가 어찌 흘렀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익주의료원 논쟁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윤석이 익주의 상징적인 정치인이 되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심덕기 의원과 최일우 후보는 속이 쓰렸으나 이렇게 많은 취재진 앞에서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투표는 주권자인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행위입니다. 제가 어찌 감히 결과를 예단할 수 있겠습니까? 현명한 선택을 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원론적인 답변을 간단하게 말한 윤석은 잔뜩 기대하는 듯한 시선과 마주쳤다. 심덕기 의원과 최일우 후보였다. 특히 심덕기 의원은 정도가 심했다. 그동안 윤석이 언론과 만날 때 많은 배려를 해줬으니, 이번에도 부드럽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윤석은 곧바로 시선을 거두면서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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